숨 쉬고 가만히 있어도 70%의 에너지가 사라지는 비밀

우리 몸의 대사는 겉으로 보기에 복잡해 보이지만, 그 핵심에는 에너지의 출입과 저장이라는 명확한 원리가 존재합니다. 이것은 바로 열역학 제1법칙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 에너지에서 몸이 소모한 에너지를 뺀 나머지는 우리 몸에 저장된다는 매우 간단한 원리입니다. 흔히 많은 분들이 하루 활동량이나 운동 여부가 에너지 소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 몸은 하루 종일 가만히 있어도 약 70%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소비합니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숨을 쉬며,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고, 수십억 개의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화학 반응들은 모두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처럼 생명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기능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우리는 기초대사율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마치 건물이 기본적인 유지 보수와 운영을 위해 계속해서 전기를 소모하는 것과 같습니다. 무의식적인 생체 기능이 에너지 소비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단순히 먹는 양을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잠시 운동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체중 변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몸이 정해놓은 '이상적인' 체중, 그 비밀스러운 설정값

대사학의 또 다른 중요한 법칙은 바로 음성 피드백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우리 몸이 일정한 체중을 스스로 유지하려는 자동 조절 장치와 같습니다. 어쩌면 잘 알려지지 않았을 수 있지만, 체중 조절에 있어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면 뇌는 이를 위협으로 인지하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분비를 늘려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유도합니다. 동시에 대사율을 낮춰 에너지 소모를 줄여, 마치 연료 효율이 좋은 차량처럼 에너지를 아껴 쓰려고 합니다.

반대로 체중이 급격히 늘어나면 몸은 과도한 에너지를 인지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대사율을 높여 남는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태우려고 합니다. 이때 핵심 개념이 바로 체중 설정값(set point)입니다. 우리 몸은 생존과 번식에 가장 최적이라고 판단하는 특정 체중을 내부적으로 설정해놓고, 이 값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문제는 이 설정값이 반드시 우리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체중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복되는 다이어트와 불규칙적인 식습관은 이 설정값을 높여, 오히려 예전보다 살이 더 잘 찌는 체질로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몸이 겪는 변화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기존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단순한 열량 계산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몸 관리의 지혜

많은 분들이 체중 감량을 단순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는 간단한 수학 공식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사학의 두 가지 법칙을 깊이 이해하게 되면, 체중 관리가 단순한 열량 계산을 넘어선 복합적인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몸은 강력한 음성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고, 생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설정값을 꾸준히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에는 단순히 먹는 양을 제한하거나 운동만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신체의 자동 조절 시스템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규칙적인 활동을 통해 몸의 기능을 활성화하며,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우리 몸의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비로소 우리 몸의 설정값을 건강한 방향으로 조절하고, 장기적으로 원하는 체중을 유지하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