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여기저기 아프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흔히 노화의 탓으로만 돌리지만, 그 중심에는 ‘뼈’와 ‘근육’이 있습니다. 장수를 꿈꾸는 우리에게 이 두 가지는 단순히 몸을 지탱하는 구조물 그 이상입니다. 오늘은 뼈와 근육에 숨겨진 놀라운 사실들과 건강하게 지키는 법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뼈, 단순한 '틀'이 아닙니다: 우리 몸 생명의 엔진
많은 분들이 뼈를 몸을 지탱하는 단단한 하드웨어 정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뼈는 우리 몸의 생명력을 좌우하는 역동적인 장기입니다. 뼈 속 골수에서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혈액 세포, 즉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끊임없이 만들어집니다. 이 혈액은 심장과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온몸에 전달하며 생명 활동을 유지합니다. 뿐만 아니라, 뼈는 칼슘, 마그네슘, 인 등 주요 무기질을 저장하고 있다가 우리 몸에 필요할 때마다 혈액으로 내보내며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뼈는 일생 동안 오래된 세포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포로 교체하는 ‘골 재형성’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하지만 40대 이후로는 뼈가 새로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파괴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골밀도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골밀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소리 없는 도둑’이라 불리는 골다공증이 찾아옵니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여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근육, 단순한 '힘'이 아닙니다: 활력과 젊음을 지키는 방패
근육은 단순히 움직임을 만드는 조직을 넘어, 우리 몸의 활력과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과 같습니다. 우리 체중의 약 40~50%를 차지하는 근육은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 외에도 심장 박동, 혈관 수축, 장의 움직임 등 우리 몸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들을 수행합니다. 또한, 근육은 에너지 대사와 체온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면역력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60세가 되면 30대보다 약 30%, 80세가 넘으면 절반 가까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를 근감소증이라고 하는데, 근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어 대사증후군과 같은 만성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단순히 힘이 약해지는 것을 넘어 혈관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집니다. 복부비만이 생기고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며, 이는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이어도 복부비만이 있다면 건강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허리둘레는 근육량과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또한, 근육 감소는 만성 통증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근육은 뼈와 인대를 연결하여 움직임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근육량이 줄어들면 이 균형이 깨지면서 뼈와 인대가 불필요하게 충돌하거나 염증이 발생합니다. 40~50대 이후 어깨 통증, 허리 통증이 잦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시기에 많이 나타나는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 허리디스크 등의 문제도 근육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소리 없는 도둑’과 ‘숨겨진 비만’: 뼈와 근육이 보내는 경고 신호
뼈와 근육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근육은 뼈에 붙어서 뼈를 움직이고, 뼈는 근육이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튼튼한 틀을 제공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약해지면 나머지 하나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지며, 우리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뼈와 근육은 호르몬과 신경을 통해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성장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은 뼈와 근육 모두의 건강에 영향을 줍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 뼈와 근육 모두 약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뼈와 근육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 신호는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건강을 위협합니다. 앞서 언급한 골다공증은 아무런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갑작스러운 골절로 나타나기 때문에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불립니다. 골절은 고통은 물론, 거동의 어려움과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을 높이기도 합니다. 근육 감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체중계의 숫자가 아닌 복부 비만이나 허리둘레의 증가는 ‘숨겨진 비만’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근육량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이 늘어나고, 특히 내장 지방이 축적되면 각종 만성 질환의 위험이 커집니다. 뼈와 근육의 건강을 간과하는 것은 장수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백세까지 튼튼하게! 뼈와 근육을 지키는 생활 속 지혜
나이가 들어도 활기차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비결은 바로 뼈와 근육을 잘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다음의 생활 습관들을 통해 튼튼한 뼈와 근육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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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운동은 필수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유산소 운동에 더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 근육 손실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맨몸 운동, 아령이나 밴드를 이용한 운동 등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한 근력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통증 완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
골밀도 검사는 정기적으로 받으십시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과 50대 이상 남성은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자신의 뼈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남성도 골다공증 위험이 높지만 이를 간과하기 쉬우므로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검사를 통해 골밀도 감소가 확인되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예방 및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자신의 근육량을 체크하십시오
허리둘레, 허벅지, 종아리 둘레를 측정하여 근육량을 대략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허리둘레는 배꼽을 기준으로, 허벅지와 종아리는 가장 두꺼운 부분을 측정합니다. 이러한 간단한 자가 측정은 근육량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을 생활화하십시오
목디스크나 거북목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에 몇 번씩 자세를 점검하고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십시오. 특히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많은 현대인에게는 필수적인 습관입니다. 올바른 자세는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고, 스트레칭은 근육의 유연성을 높여 통증을 예방하고 부상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뼈와 근육에 신경 쓴다면, 백세 시대도 활기차고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튼튼한 뼈와 근육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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