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의 뇌로 살아가는 현대인
현대인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여전히 수십만 년 전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았던 원시인의 뇌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뇌는 여전히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작동하며, 실제 위협이 없더라도 위험을 감지하는 데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상사의 한 마디에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대중 앞에 나서는 순간 숨이 가빠지는 것도 뇌가 이를 ‘위기 상황’으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뇌는 이를 생존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온몸에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뇌는 어떻게 위기에 반응하는가
위협을 감지한 뇌는 가장 먼저 편도체를 활성화합니다. 편도체는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뇌는 전전두피질의 기능을 제한합니다. 전전두피질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영역이지만, 긴급 상황에서는 오히려 그 기능을 잠시 내려놓고 즉각적인 반응—즉 싸우거나 도망가는 행동—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맹수로부터 도망쳐야 했던 원시인의 생존에는 큰 도움이 되었지만, 오늘날의 위기 상황은 대부분 신체적 대응보다는 사고력과 감정 조절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예컨대 인간관계의 갈등, 업무 스트레스, 장기적인 불확실성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는 여전히 육체적 생존을 위한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바로 이 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두려움’이라는 생존 본능의 그림자
두려움은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진화시켜 온 감정입니다. 위험을 피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며, 무모한 결정을 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의 삶에서는 이 두려움이 과도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회의에서 말을 하기 직전, 혹은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워질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려움이 단순히 마음의 작용이 아니라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심박수는 증가하고, 근육은 긴장하며, 심지어 소화와 면역 시스템까지 억제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긴장된 근육은 통증을 유발하고, 억제된 면역력은 질병에 쉽게 노출되도록 만듭니다.
왜 현대인은 위궤양에 잘 걸리는가
야생의 동물들은 치열한 삶을 살아가지만, 위장병에 걸리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예를 들어, 얼룩말은 육식 동물의 위협을 받고도 위궤양에 걸리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들은 실제 위협이 있을 때만 반응하고, 상황이 지나면 즉시 평온한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반면, 현대인은 머릿속에서 끝없이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위기 상황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 혹은 아직 오지 않은 일을 수없이 상상하며 걱정합니다. 뇌는 이 모든 생각을 실제 위협으로 받아들여 몸을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이게 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위장병, 두통, 만성 피로 같은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마음을 훈련해야 하는 이유
이러한 과잉 반응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마음근력’입니다. 마음근력이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생각을 분명히 정리하며, 불안한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정신적 힘을 말합니다. 단지 참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반응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마음근력이 강해질수록 뇌는 위기 상황에서도 전전두피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감정을 제어하고, 문제를 논리적으로 바라보며, 상황을 객관화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이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